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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업노트

Grid_Flatness_Image_Data_Reality

YISUP 2018. 8. 3. 12:08

1) 격자와 납작함, 이미지 그것을 정보(Data)로 여기는 태도, 이것이 실재-현실(reality)과 어떻게 연결될까?


2) 보고 들은 것, 겪은 것, 여러 경험에 기반한 내가 아는 것들이 평면에 담길 때, 그것이 사진이건, 그림이건, 종이에 적어나간 짧은 메모이건, 일종의 '납작함' 을 지니게 되었다. 그리고 납작함은 여러모로 편리하였다. 여러겹으로 축적하여 가볍게 들고 다닐 수 있었고, 조금 지나 다시 꺼내볼 때에도 여러 상이한 특징을 가진 것들이 납작하다는 공통점을 지니게 되다보니 좀 가벼이 지난 시간을 들추어볼 수 있었다. 

그렇지 않았다면 두툼한 사진 앨범을 들추어 보았을 테고, 버리지 못한 물건들을 한번 꺼내보았을테고, 추억의 과자를 입안에 굴리며 씹어보았겠다. 나에게는 아직도 채 앨범에 꽂지못해 박스안에 마구잡이로 담겨있는 천장 남짓한 열살 터울의 남동생 사진이 저구석 어딘가에 있고, 당췌 버리자니 좀 아쉽고 모으자니 좀 찝찝한, 친구가 맡기고 찾아가지 않은지 10년이 넘은 우정다이어리, 어릴적 그려둔 동생 자는 모습, 엄마가 꽤 아꼈던 곰인형, 아빠의 메모가 적힌 재작년 달력, 이제는 어떻게 해야하지 싶은 플로피디스크(...) 근데 안에는 4년간 최선을 다해 모은 홈페이지 장식용 아이콘이 가득한.. 울고불며 망나니짓을 해서 부모님으로부터 갈취해낸 수십개의 세일러문 스티커와 편지지 등. 맛의 비율과 비법이 변치않고 유지되는 항아리 우유는 별 감흥이 없었는데 최근엔 이것이 주는 감흥이 좀 격해졌다. 학교 옆 왕갈비라는 밥집도 소중한 곳인데, 양이 조금 줄긴 했다.. 김밥천국의 계란말이 김밥과 쫄면은 처음으로 친구를 너무 좋아하다못해 먹는것을 따라하던 기억을 주고 

여타 해온 습관들이 비슷한 곳에서 비슷한 행동을 할 때 자연스레 따라나오는 것이다. 


3) 정보가 납작하거나 평평하다고 말 할수는 없으나, 내가 납작하다는 개념에 대해 느끼는 형질이 데이터-화 된 정보의 형태와 유사하다. 


4) 그래서 나의 지나간 많은 궤적을 납작하게 담아두고 좀 덜 부담스럽게 보고자 하는 태도가 실은 내가 현실을 대하는 태도와 같은 선상에 있다. 그렇게 작업은 '어떻게 살았더라' 에 대한 대답과 고민을 담는데, 아마도 이렇게 담아내고 풀어내며 무거웠던 감정과 기억들이 나를 벗어나 풀어지기를 바라는 마음이 없지않더라. 


5) The way you are feeling right now, it's why I have to believe in something bigger in me. Because if I didn't, that powerless would eat me alive. 

 이건 그레이 아나토미에서 나온 대사인데 인상깊었다. 납작함과 어떤 관련이 있느냐하면, 나는 그러한 납작하게 하는 방법(기록하고 컴퓨터에 저장하고, 캡쳐해두고 글을 쓰며 정리하고) 을 따라가며 내가 충분치 못하고 별로인 것을 극복하려 한것 같다. 미쓰 홍당무에서 공효진이 그랬다. 

좀 구린 화질로 봐서 더 만만치 않았던 영화...... 


6) 그래서 격자에 맞춰져있고, 납작하고 평평하지만 누구나 넓은 공간을 상상하게 하는 지도가 손에 잡혔다. 그게 공간이고 지역을 표시하지만, 지역보다는 표시하는 방법론에 매료되었다. 그 지도에 내가 무언가 표시하고, 다시 접어올리고 그게 그 기억과 연관된 물건에 의해 다시 납작하게 눌리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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