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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호한 유토피아에서 무력한 유토피아 본문
내년 전시의 주제가 유토피아가 되었다.
유토피아는 존재하지 않는 곳이다. 그럼에도 개념으로, 용어로 존재한다. 합리적이고 효율적으로 삶을 관리해나가는 사회라는 시스템 속에서 사람들은 살아가지만 세상은 여전히 불완전한 면면이 많아 부조리와 불합리함을 도처에서 목격하게 된다. 때로는 시스템이 부조리를 구조적으로 생산하기도 하는데, 이를 교묘히 눈가림하여 체계의 모순을 덮는 것을 목격할 때마다 존재하지 않는 유토피아에 대한 상상을 해보게 된다. 하지만 막상 '이상적인 세계' 를 상상해보면 도통 떠오르질 않는다. 그렇다고 부조리한 삶의 단면들을 마구잡이로 들어낸 세계 또한 유토피아라고 상상하기 힘들었다. 유토피아를 상상해보고 구성해보는 과정을 통해 본인은 오히려 난무하는 여러 불합리함, 모순을 삶의 본래 모습으로 다시 보게되었다. 이를 마구잡이로 도려내는 것이 아닌 인정하는 태도를 나은 세계를 지향하는 시작점으로 삼으며 본인은 유토피아를 상상해보는 과정을 3가지 순서로 진행하였다. 현실의 직,간접적인 경험들을 조망하여 살아가고있는 현재상을 구성하고, 가상의 유토피아를 시각화하여 구조물로 형상화하는 것, 만들어진 유토피아에 대한 감상을 선언하는 것.
짓궂은 장난처럼 삶의 모순을 들춰내는 것은 그것을 날카롭게 비판하여 도려내기 위함이 아니고, 삶의 저울질에 속수무책인 우리들이 밀어낼 수 없는 절망과 실수를 계속 반복하는 모습 또한 애정을 가지고 바라보아야 한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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