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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영인2015 작업을 위해 준비해둔 재료들을 꾸준히 살펴보다 각각이 지닌 물성이 드러날 때 강하게 매료된다. 대체로 굳지 않고 흐르며 형상이 변해가는 실리콘, 에폭시와 같은 재료를 꾸준히 관찰하는데, 이들이 보여주는 형상과 원리는 종종 당시 뇌리에 박혀 있던 생각이나 고민 중인 문제와 연결되어 일종의 은유로 내게 다가온다. 작업을 만들어가는 과정에서 아름다운 형상이 중요하냐, 그 속에 담긴 내용과 주제의식이 중요하냐 누군가 묻는다면 대답하기가 정말 어려울 것 같다. 그만큼 재료와 물질들이 보여주는 형상과 그 속에 담고 있는 내용을 표현하는 것 사이의 균형을 찾아가는 것이 작업의 과정이 된다. 실리콘을 얇게 펴놓고 그 위에 기름을 조금씩 떨어뜨리면 시간이 흐르며 기름 안쪽의 실리콘은 여러 모양으로 뭉쳐져서..
결국 크라우스의 논지도 여전히 미술의 영원한 논쟁의 주제인 일루젼과 실재의 문제를 중심으로 전개되고 있는 셈이다. 단지 일루젼의 개념이 시각적인 일루젼 뿐 아니라 관념적인 것까지 포함하는 것으로 확장되었을 뿐이다. 여기서 시간은 관람자가 작품을 경험하는 시간을 의미한다. 모더니즘 비평이 주로 작품 자체의 특징을 중심으로 맴돌고 있었다면 크라우스는 작품을 지각하는 방식, 즉 주체와 작품의 관계로 논의의 초점을 옮기고 있는 것이다. 이와같은 전환에 결정적인 계기가 된 것은 주체와 세계의 관계를 다시 설정한 새로운 세계관으로서의 현상학이다. 현상학에서는 무엇보다도 칸트나 데카르트식의 근대 관념철학의 전제가 되었던 '선험적(a prior)' 주체가 부정되고 주체와 대상, 또는 관념과 물질이 상호혼입되는 과정에서..
http://www.stevereich.com/ 반복적인 음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