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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lying city _ 헤테로토피아 스크랩

YISUP 2015. 2. 24. 16: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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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테로토피아
전용석2002-05-16 02:47:31 / 4895 / 219

 


헤테로토피아는 원래 푸코가 'Of Other Spaces'라는 글에서 정의한 개념. 
푸코의 설명을 요약하면 우리가 장소의 폐쇄성을 벗어나기 위해 반드시 필요로 하는 거울이미지(실제로 존재하는)가 헤테로토피아인 셈. 푸코는 같은 글에서 갈릴레오가 '개방된 무한공간'이라는 개념으로 장소적 신성화에 매몰되어 있던 중세정신에 충격을 주어서 세속화에로의 길을 열었지만(헷갈리지 말아야 할 것이 무한한 개방성=세속, 정신적 정위, 안정 = 신성), 시간이 19세기 초에 급격히 세속화된 것에 비해 공간은 실질적인 세속화에 이르고 있지 못하고 있다고 봅니다. 헤테로토피아는 공가의 세속화와 관련해서 가장 잘 설명될 수 있는 듯 합니다.

그래서 푸코가 실례로 드는 헤테로토픽한 공간들은, 

1. 위기의 헤테로토피아 ; 위기에 처한 특정한 개인, 젊은이, 월경하는 여자, 임신부, 노인 등에게 할당된 특권적인 금지된 장소들. 이런 원시적 장소들은 사라져가고 있는데 남아 있는 것은 19세기적 형태의 기숙학교, 젊은이를 위한 군대(동성애?...), 여성의 경우 20세기 중반까지 '신혼여행'이라고 불리는 전통적 테마. 젊은 여성의 '처녀성'은 '어디에서도' 잃어 버려서는 안되었고, 그것이 이루어질 순간에 철도나 신혼여행 호텔이 진정으로 '비장소'로서의 헤테로토피아였음.

2. 일탈의 헤테로토피아 ; 위기의 헤-가 현대적인 방식으로 대체된 것. 휴양소, 정신병원, 감옥. 특이하게 양로원은 게으름 피워도 되기때문에 일탈의 공간이지만, 고령은 하나의 위기이므로 1과 2 사이에 위치.

3. 역사적 과정에 따라 기능이 전용되는 공간들 ; 묘지. 문명이 명백히 '무신론적'이 되어버린 근세 이후 묘지라는 엄숙한 공간은 도시 바깥으로 이동되기 시작하면서(죽음을 병으로 보는 강박이 생겨났기때문) 공포의 공간, 내지는 어두운 휴식의 공간으로 변화됨.

4. 서로 양립 불가능한 몇 개의 공간, 사이트들이 단일 장소에 병치되어 있는 것 ; 극장 - 이차원에 3차원의 투사가 모순없이 존재, 혹은 투사된 이미지 내에 몇 개의 공간 병존. 정원 - 페르시아나 동양에서 꾸미는 소우주로서의 헤테로토피아, 대단히 깊고 의미론적으로 중첩된 의미를 가지는... 

5. 이질적 시간으로 개방된 공간 ; 묘지는 다시 한 번 직선적 시간의 정지, 삶의 분실... 뭐 이런 것때문에 헤테로토피아의 전형.(예술이 '정지'를 실현하기 위해 매 순간 죽음으로의 도약을 생각해야 하는 이유?). 이런 성격의 대표적 공간은 또 미술관, 도서관 등. - 이건 푸코의 설명보다 더글라스 크림프 같은 사람의 글을 참고하면 처절하게 이해할 수 있을 듯. 앞의 공간들이 시간의 축적, 정지와 관계된다면 그 반대편에 순간적이고 흐르며, 일시적이고 불안정한 축제 모드의 시간과 연결된 유형이 있는데, 박람회장. 휴양지, 방갈로 등. 푸코는 여기에서 발터 벤야민의 '역신학' 개념을 연상시키는 말을 하고 있군요. 벤야민은 보다 유물론적이고 직접적으로 접근하지만...

6. 일반적으로 헤-는 언제나 자신을 구분하고 동시에 관통 가능한 것으로 만드는 입구와 출구체계를 필요로 하는데, 그것은 소위 공공공간들처럼 자유롭게 접근할 수 없음. 진입은 감옥처럼 의무적이거나 제식과 정화의 절차, 혹은 그에 준하는 과정을 거쳐야 한다. 순수하게 이러한 정화에 바쳐진 공간들의 예로, 회교도의 증기탕, 스칸디나비아의 사우나 등.(고승욱이 손 작가의 목욕탕을 이런 의미에서 생각한 것인지는  더 자세이 이야기해봐야 함다)
  반면 입구는 열려있고 단순한데, 이상하게 배제가 작동하는 공간이 있다. 누구나 그 공간에 들어갈 수 있지만 사실상 그것은 단지 착각에 불과해서 들어갔다고 생각하지만(들어왔다는 사실 자체에 의해) 내부로부터 배제되는 공간 - 브라질 어딘가의 대농장에 있다는 침실. 입구는 가족이 사는 중앙 거실로 통하지 않아서 어떤 여행자나 그 문을 열어서 침실에 들어가 하룻밤을 잘 수 있다. 그러나 이제, 그 침실에 들어간 이는 가족의 숙소에는 결코 접근하지 못하는... 즉, 방문객은 완벽하게 '통과'만 해가는 손님이 되어 버리는. 
한편, 완벽하게 차단되고 감추어져 있음에도 불구하고, 정도 여부와는 관계없이 바깥 공간에 고립되어 있는 미국의 모텔방들 역시... 러브호텔의 불법적 성관계를 로맨스로 받쳐주는(유식한 말로 '전용'하게 해주는) 거울 이미지로서의 헤- 이겠죠.

7. 마지막으로 완벽한 환영의 헤-, 와 보상의 헤-가 있습니다. 매춘굴과 식민지를 예로 드는데 너무 길어지니 그만 합죠.

오늘의 오브제에 올린 안락의자가 있는 대문앞 공간은 주로 5번과 관련되겠죠. 후암동이나 부천 주택가 등에서 발견할 수 있는 공간을 6번 개념과 관련시킬 수도 있지 않을가 싶습니다.(누구나 그 공간에 들어갈 수 있지만 사실상 그것은 단지 착각에 불과해서 들어갔다고 생각하지만(들어왔다는 사실 자체에 의해) 내부로부터 배제되는 공간...) 그래서 '세속 도시'라는 개념을 생각해 보고 있죠. 제 생각에 한국이야말로 어떤 의미에서는 공간의 세속화가 가장 잘 진행된 곳이 아닐까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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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래는 개념적으로 보다 엄밀한(?) 정의. 딱딱한 설명이므로 안 읽으셔도 됨다.

'...먼저 유토피아가 있다. 유토피아는 실제 장소가 아니다. 일반적으로 그것은 실제의 공간과 사회에 대한 직접적인, 혹은 역전된 유비(은유)의 관계를 갖는다. 사회를 그 자체로 완결된 것으로 제시하거나, 역전된 것으로 묘사하는 이미지로서 근본적으로 비현실적 공간이다.
  한편, 모든 문화, 문명에 아마 현실 장소들로 존재하면서도, 즉 실제로 존재하고 사회의 기본적 기초 내에 형성되었으면서도, 반사이트(counter-site)같은 속성을 가지는 어떤 것이 있다. 그것은 실제 사이트를 효과적으로 구현된 유토피아의 일종으로 전환시킨다. 여기서는 문화 내에서 발견될 수 있는 모든 다른 실체의 사이트들이 동시에 재현되고, 서로 겨누며, 역전된다... 이런 종류의 장소들은 비록 우리가 그 위치를 리얼리티 내에 지정하는 것이 가능하다 할지라도(실제 존재하므로), 사실은 모든 장소들 바깥에 있다. 왜냐하면 이 장소들은 그들이 반영하고 서술하는 모든 사이트들과 절대적으로 구분되기 때문이다. 이들을 유토피아에 대비시켜 헤테로토피아라 부르고자 한다. 
  유토피아와 이들 확연히 다른 장소, 즉 헤테로토피아 사이에는 일종의 서로 섞이고, 결합된 경험, 거울을 마주보고 있는 것과 같은 종류의 경험이 존재한다. 거울에서 나는 내가 아닌 나 자신을 보는데, 표면 뒤로 개방된 비현실의, 가상공간에 있는 나를 보는 것이다: 나는 저 건너에 있다. 내가 없는 저편에. 그것은 나 자신에게 나의 가시성을 약속해주는 일종의 그림자이다. 내가 없는 곳에서 나를 볼 수 있도록 해주는 그림자. 이런 것이 거울의 유토피아이다. 
  그러나 그것은 또한, 거울은 실제로 존재하는 물리적 존재라는 점에서, 내가 점유하는 위치에 일종의 반작용을 가하는 장소에 존재하는 한 헤테로토피아이기도 하다. 거울의 관점에서 나는 나 자신을 저편에 있는 것으로 보기 때문에 내가 존재하는 장소에서의 나의 부재를 발견하는 것이다. 이때 나는, 그렇게 나에게 겨누어진 그와 같은 응시에서 출발하여, 유리의 반대편에 존재하는 이러한 가상공간을 근거로 내 자신에게로 회귀한다; 나는 나 자신을 다시 향해 보기 시작하며 내가 있는 곳에서 나 자신을 재구성하기 시작한다. 이러한 관점에서 거울은 헤테로토피아로 기능한다; 그것은 내가 거울에 비치는 나 자신을 즉시 절대적인 사실로 바라보는 바로 그 순간 내가 점유하는 장소를 만들어 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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