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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뿡이와 대화. 본문

어제 뿡이와 대화.

YISUP 2016. 3. 30. 13:04

오랜만에 친구 만나서 이야기 나누고 맥주를 한모금 마셨다. 술기운을 버틸 몸상태가 아니었어서 힘들었다.

이 친구는 살아가는 것에 깊이 이런저런 생각을 하는 편인데, 아마 본인은 그게 깊은 생각이라기보단 그냥 하는 생각이라고 손사래치며 부끄러워할테지만 곁에서 종종 이야기 나누는 나는 친구 말한마디 한마디가 마음에 남는 편이다. 삶의 기준? 목표? 의욕? 이 종교라는 믿음을 통해서라도 있는게 나을까? 하고 질문을 이어가며 어제는 이런저런 얘기를 했는데, 종교를 갖는것에 실패한 나는.. 사실 할말이 없었다. 솔직히 그렇게라도 있는게 낫지않을까, 주변 사람입장에서 아끼는 상대가 지나친 신앙생활에 중심을 잃어도 힘들지만 무기력하게 생기를 잃는 모습도 참 슬프기 때문에 이런 생각이 들었다. 그래도 이왕이면 종교보다는 도달하기 힘든 어떤 목표를 추구하는게 낫지 않을까 싶기도 하다. 집값이 이토록 비싸고 인생 마지막 아이템처럼 여겨지는것도 삶의 끝자락에 혹은 중반쯤에 느껴볼 기회없는 성취감?을 크게 느끼게 해주려고 40대쯤 집값 할부가 끝나는 인생플랜이 짜여있는 것 아닐까.. 하는 개소리 헛생각. 집은 중요해.. 삶의 질이랑 연관된다고.. 삶의 질이 떨어지면 성취감이고 뭐고 무슨 소용이야. 오빠에게 화장실이 두개인 집에서 아침을 먹이고 싶다. 긴시간동안 혼자살면서 라면만 (ㅊ..ㅓ)먹었을거야.. 그것도 엄청 많이..ㅜ_ㅜ 영우랑 은근하게 닮은 구석이 있어서인지 생각하면 챙겨주고싶은 마음이 크다. 아줌마가 되어가나보다.


아무튼 친구는 지금은 작업실이나 대학원을 나가고 있진 않지만 원체 생각이 다방면으로 깊게 연결되어있어서 작업이야기를 물어도 안심될만큼 나를 잘 알고 또 잘 봐주는 편인데 어제는 초조한 나에게 이런 이야기를 해주었다.


너의 전시와 작업들을 보면 실타래 같다. 하지만 오픈스튜디오 때보다 개인전 때 그 실타래가 좀 더 명료해보였다. 좋았다.


방향성은 설정하고 가면서 만드는게 아니라 자연스레 해온 일들이 보여주는 것 같다.


(그래서) 최인수 교수님 말씀이 생각났다. 천천히 부지런하게(?)

부지런하게. 그리고 좀 더 즐겁게 즐길수 있으면 좋겠다. 내 기본 마음가짐은 불구경. 안전한곳에서 계속해서 사유하는 것. 이왕이면 좀 더 오래할 수 있도록, 불구경하는 내가 헛다리 짚거나 허튼소리에 지치지 않게 솔직할 수 있도록 세상 구할듯한 허튼 무게감을 내려놓고 싶다. 그럴 일도 아니고.

히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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