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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io Kim's Diary

YISUP 2014. 7. 9. 10:41

두 번은 없다 | 비슬라바 쉼보르스카

 

두 번은 없다. 지금도 그렇고

앞으로도 그럴 것이다. 그러므로 우리는

아무런 연습 없이 태어나서

아무런 훈련 없이 죽는다.

 

우리가, 세상이란 이름의 학교에서

가장 바보같은 학생일지라도
여름에도 겨울에도

낙제는 없는 법.

 

반복되는 하루는 단 하루도 없다

두 번의 똑같은 밤도 없고,

두 번의 한결같은 입맙춤도 없고,

두 번의 동일한 눈빛도 없다.


어제 누군가 내 곁에서
네 이름을 큰 소리로 불렀을 때 ,

내겐 마치 열린 창문으로

한 송이 장미꽃이 떨어지는 것 같았다.

 

오늘, 우리가 이렇게 함께 있을 때,

난 벽을 향해 얼굴을 돌려버렸다.

장미? 장미가 어떤 모양이었지?

꽃이었던가? 돌이었던가?

 

힘겨운 나날들, 무엇 때문에 너는

쓸데없는 불안으로 두려워하는가

너는 존재한다 그러므로 사라질 것이다

너는 사라진다 그러므로 아름답다

 

미소짓고 어깨동무하며

우리 함께 일치점을 찾아보자

비록 우리가 두개의 투명한 물방울처럼

서로 다를지라도

 

-

 

 

Nothing Twice ( Nic Dwa Razy )

by Wislawa Szymborska
translated by Clare Cavanagh and Stanislaw Baranczak 

 
Nothing can ever happen twice.
In consequence, the sorry fact is
that we arrive here improvised
and leave without the chance to practice.

 

Even if there is no one dumber,
if you're the planet's biggest dunce,
you can't repeat the class in summer:
this course is only offered once.

 

No day copies yesterday,
no two nights will teach what bliss is
in precisely the same way,
with precisely the same kisses.

 

One day, perhaps some idle tongue
mentions your name by accident:
I feel as if a rose were flung
into the room, all hue and scent.

 

The next day, though you're here with me,
I can't help looking at the clock:
A rose? A rose? What could that be?
Is it a flower or a rock?

 

Why do we treat the fleeting day
with so much needless fear and sorrow?
It's in its nature not to stay:
Today is always gone tomorrow.

 

With smiles and kisses, we prefer
to seek accord beneath our star,
although we're different (we concur)
just as two drops of water are.
 


1406051138 리셋

아무리 이 사람을 사랑하는 마음이 변하지 않을 것 같고

이 사람 이외의 다른 사람을 사랑하는 마음이 영원할 것 같아도

계기만 있다면 언젠가는 깨끗하게 리셋된다는 걸 새삼 몸소 깨달은 어제.


바로 그러한 이유, 그러한 희망때문에 

헤어짐은 덜 힘들고, 사랑하기는 더 힘들다.


사랑하는 것이 어렵고, 헤어지는 것이 쉽기 때문에

상대방에게 마음을 줘야할 필요성을 외면한다.


결국은 가벼운 관계들로 만족하는 것이

모두를 위한 결론일지도 모른다고 속단하기에 이르지만,

그렇다해서 그 많은 것을 포기하기엔 너무 아깝지 않은가. 너무 아쉽지 않은가.

너무... 불행하지 않은가?


다시 시작하려고 한다.

앞으로는 조금 더 신중하게, 하지만 겁없이.


사랑을 한다는 것 자체가 모순이다.

모순 속에 빠져드는 것을 아니 모순 그 자체가 되는 것을

두려워할 필요가 없다.


리셋버튼을 누르되,

지난 실수들은 반드시 기억하자.

나 자신을 또다시 배신하는 일이 없도록.


12P

로테가 베르테를 마음 속에서 밀어내는 방식이 마음에 들지 않는다.


"이 넓은 세상에 당신 마음의 소망을 충족시켜줄 여인이 한 사람도 없겠어요? 마음을 다잡고 한번 찾아보세요. 맹세컨대 당신은 분명 그런 여자를 찾을 수 있을 거예요. 당신이 요즘 스스로를 몰아넣은 한계 상황이 당신을 위해서나 저를 위해서나 오래전부터 많이 걱정스러워요. 마음을 다잡아보세요. 여행이라도 하면 분명 기분이 나아질 거예요! 당신의 사랑을 받을 만한 소중한 사람을 찾아서 돌아오세요. 그런 다음 우리 함께 진정한 우정의 행복을 누리도록 해요."


사랑하는 사람, 사랑했던 사람에게 '우정'을 강요하는 것이

얼마나 어처구니없고 잔인한 요구인지 알면서도 

그것이 서로의 '행복'을 위한 것이라며 고집을 부린다.


이것은 내가 자주 취하는 행동이기도 하다.

연인(혹은 사랑하는 사람)에게 서로를 위해 친구로 남자고 말하는 것.


내가 여기서 말하는 '우정'과

로테가 말하는 '우정(특히 서로에게 성적인 호감을 느끼는 상대와의 우정)은 다르다.


내가 말하는 우정은

사회적으로 '연인'이라는 위치, 지위가 주는 책임감으로부터 자유로운 상태의 사랑에 대한 또다른 정의인 반면,

로테가 말하는 우정은 성적인 사랑을 경계하는 선으로서 정의된다.


언뜻보면 내가 말하는 우정과 로테가 말하는 우정이 매우 상이한 것 같지만

잘 들여다보면 사실은 접점이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우정이라는 단어를 같은 목적으로 이용하고 있다는 것!

그렇다면 이것은 순수치못한 우정! 우정이라고 말할 수도 없는 것이 아닌가.

결국에는 변명이고 빌미일뿐.

다 가짜 감정아닌가...


결국 말로 정의하기 시작하면 다 가짜가 되고 만다.


그리고...


갑자기 완전히 다른 이야기로 넘어가지만,

나는 지난 몇일 동안 왜 나의 연애패턴은 항상 90일에서 더 진행되지 못했는가에 대해 고민하면서, 

가까운 친구들과도 상의해보고, 객관적으로 분석하려 노력해보았다.

그리고 여러 중층적 이유가 있지만 그 중에서도 가장 설득력있고 유력한 결론이 하나 나왔다.


90일 이상을 넘기면

더 이상 '애인' 역할을 맡는 것이 힘들어진다는 거.

즉 잘보이려고 노력하는 단계를 벗어나, 약점과 허점을 보이는 것을 두려워하기 때문에

절대 100일을 넘기지 않으려고 한다는 것이다.


이것은 유기불안의 일종일까?

아니면 완벽주의적 성향때문일까?


항상 사랑하는 사람과의 관계가 '애인 사이'로 정의되고나면,

60일이 가까워지고, 90일이 가까워질수록 조만간 헤어져야한다는 강박에 시달리기 시작한다.

그리고 그러한 강박이 오래 지속될수록 극심한 스트레스에 시달리다가, 

몸에 부정적인 변화가 생기고, 감정의 업다운이 심해지면서 

결국에는 처참한 결말을 맞이하게 된다.

(이것은 어쩌면 연애중독 증후군과 관련이 있는 부분일지도 모른다.)


항상 이번 만큼은 이번 만큼은...

간절히 90일을 넘길 수 있기를 소망해보지만, 결국에는 실패하고 만다.


오히려 나 자신이

무의식적으로든 의식적으로든 패턴을 만들어내려 노력하고 있는 걸지도 모르지...

패턴을 깰 의사가 정말 강해지면, 만나는 일수따위는 상관없어지겠지.


잘보이고 싶다...라...

허점, 약점을 다 보여줄 수 있을 정도로,

상처를 벌여 상대방을 끌어안을 각오로 속살을 다 드러낼 정도로 

누군가를 사랑하고 신뢰하려면 얼마나 더 많은 시간과 얼마나 더 많은 용기가 필요할까?

막상 해보면 아무것도 아닐지도 모르는데.


13P

시작으로

젊은 베르터의 고뇌를 읽으면서,

베르터의 어리석은 행동에 개탄하면서도 어딘가모르게 마음을 주고 있는 나를 발견하면서,

이해를 하는 것과 공감을 하는 것은 정말 다르다는 걸 다시 한 번 느꼈다.


베르터가 알베르트에게 '절박함'에 대해 이야기하는 장면이 있는데...

p.78

그녀에게는 자신 앞에 놓여 있는 드넓은 세상과 상실감을 보상해줄 많은 사람들이 보이지 않았습니다. 세상 전체로부터 버림받아 오로지 혼자라고 느꼈지요. 극심한 마음의 고통으로 궁지에 몰리고 눈이 멀어버린 그녀는 죽음에 잠겨 모든 고통을 잠재우려 몸을 던지고 말았습니다. 보십시오, 알베르트, 이것은 많은 사람들의 이야기이기도 합니다! 말해보십시오. 이것 역시 앞에서 말한 병의 경우와 마찬가지가 아닐까요? 인간의 본성이 뒤죽박죽이 되고 모순적인 힘들의 미로에서 그 어떤 출구도 찾지 못할 때 그 사람은 죽을 수밖에 없는거지요. 

그걸 보면서 이렇게 말하는 사람들은 정말이지 비난받아 마땅합니다! '어리석은 여자 같으니! 조금만 기다렸다면, 세월에 몸을 맡겼다면, 절망은 곧 가라앉고 자신을 위로해줄 다른 남자도 나타날 수 있었을 텐데.' 그것은 마치 이렇게 말하는 것이나 마찬가지입니다. '바보 같은 사람, 열병 때문에 죽다니! 조금만 기다리지. 힘이 회복되고 생기를 되찾아, 끓던 피가 가라앉을 때까지 조금만 기다리면 모든 게 잘 풀려서 오늘날까지 살아 있을텐데!'


우리는 그 누구의 고통도 알아차릴 수 없고,

알려고 하지도 않는다.


...


신경내과에 다녀온 이후로 

재활치료와 약물치료를 다시 시작했는데,

하루하루 통각에 더욱 예민해지는게 느껴진다.

나의 아픔에 예민해질수록 타인의 아픔에는 둔감해진다는 것은 얼마나 아이러니한 일인가.


생존의 문제다.

모든 선택이 다 생존의 문제다.

모든 선택이 다... 살아남기 위한 전략이고, 자신만의 고유한 그리고 유일한 방법이다.


나는 선택을 했고,

그 선택을 번복할 생각은 없다.


이것은 나의 삶이고, 모든 시간은 나를 위한 선택의 연속으로 이루어져야 한다.


15P

홀가분한 존재로 살아가는 것에 대한 갈망이 있는 내게 지난 몇 달은 감당하기 힘든 시간이었다. 물론 행복한 순간도 많았지만, 그 행복에 따르는 책임과 그 무게는 온몸에 부담이 될 정도로 무거웠다. 나는 비겁한 존재이기에, 하루빨리 그 참을 수 없는 무게에서 벗어나고 싶었다. 누가 그러라고 시킨 것도 아닌데, 이미 스스로 짊어진 짐, 불안, 두려움, 부담감은 행복을 잠식시킬 정도로 불어나 있었다.

 

나는 다시 스스로를 홀가분한 존재로 만들기 위해, 어리석은 짓을 저질러야만 했다. 그렇지 않으면 곧 두개골이 밀려오는 열에 녹아버리거나, 쏟아져 내려오는 덩어리들에 인해 파열돼 버릴 것 같았다. 다가오는 미래에 대한 불안과 낙오자가 될 것 같은 두려움, 받은 것에 대한 책임을 져야만 한다는 부담감을 모두 한 번에 받아낼 수 있을 만큼 나는 강하지 못하다. 그래서 용서를 빌 틈도 없이 나는 또다시 꼴도 보기 싫은 쓰레기로 전락하기를 선택했다.

 

사랑했던 사람에서 꼴도 보기 싫은 쓰레기로 전락하는 것은 너무나 쉽다. 나는 어처구니없는 방식으로 또 다른 이별을 맞이하였고, 그 방식에 대한 대가로 상대방에 대한 접근을 차단당했다. 상대방 입장에서 생각해보면, 더러운 꼴 못하러 더 본다고 관계를 유지할까 싶어 이해가 잘 되지만, 서운한 마음은 역시나 어쩔 수가 없다. 내가 한 짓이 잘한 짓은 아니었지만, 조금이라도 이해를 받고 싶다는 이기심을 멈출 길은 없다.

 

생각해보면 이것은 같은 패턴의 무한 반복이다. 나의 연애 패턴. 석 달을 결코 넘겨본 적이 없는 나의 연애 패턴. 이것이 정신분석학적으로 보면 상당히 문제가 있는 패턴이라는 것은 이미 오래 전에 들어 알고 있지만, 이것이 나의 무의식이 선택한 생존 방식이라면, 어쩔 수가 없는 거 아닌가? 하지만 언제까지 이런 패턴으로 살아야 하는 걸까? 이번에는 극복할 수 있을 줄 알았는데, 나는 여전히 너무나 비열하고 비겁하다.

 

어쨌든 선택에 만족하느냐 묻는다면, 그저 어쩔 수 없었다고 대답한다. 시한폭탄을 두개골 속에 넣고 다니는 사람의 절박한 심정을 과연 누가 이해할 수 있을까? 하지만 이게 나의 죽기 전 마지막 처사였다고 한다면, 물론 후회가 없다고 할 수 는 없다. 그렇다고 선택을 무를 생각도 없다. 방식이 무척이나 잘못되었다는 것도 알고 있고, 변명할수록 나는 더욱 비열해질 수 밖에 없다는 것도 안다. 하지만 타인의 감정에 대해, 그리고 나 자신의 감정에 대해 두려움과 부담을 느끼는 사람이 더 이상 무슨 사랑을 하고 무슨 연애를 한단 말인가.

 

아직도 내가 무엇을 원하는지 잘 모르겠다.

홀가분한 존재로 살아가는 것의 이점이 뭔지도 잘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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