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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소린 개인전

YISUP 2016. 7. 19. 16:23

전-용 사진 in-Appropriate Pictures


윤소린展 / YOONSOLIN / 尹素粼 / installation


https://neolook.com/archives/20151210k


SNS와 검색 엔진의 발달은 타인의 사적인 사진을 보는 경험을 확대시켰다. 타인의 경험을 보는 나의 경험이 관음증적이던 혹은 정보화 시대를 살아가는 현명함이던 이러한 욕구는 새로운 것이 아니지만, 다만 강조되고 있어 보이는 것은 많은 신체적인 경험들이 비물질적인 사진과 정보로 설명되고, 이것을 참조한 유사 경험들이 반복되고 있는 풍경이다. 작업은 이미지가 재생산되고 소비되는 매커니즘 중심에 있는 '검색된 개인의 사진'에서 시작되었다. 그리고 나는 오늘날 사진이 가지는 사적인 소유와 기념비성에 주목한다. 자신만의 사진은 공유되고, 차용된 경험은 전유된다. 경험을 공유하는 이들은 인증을, 아직 경험 밖에 있는 이들은 참조한다. 내가 주목하는 경험은 현실과 이상의 경계에 있는 이벤트이다. 이번 전시에서 제시되는 개인의 사진들은 행복에 대한 사적인-사적이지만은 않은 경험에 대한 기록들이다.


매체에서 재현하는 20대 여성의 이상적인 삶은 생각만큼 다양하지 않다고 생각한다. 이것은 행복에 대한 재현에서도 그러하다. 나는 이러한 여성상 혹은 매체속 여성의 삶과 나 사이의 간격을 감지하는데, 즉 이상적 이미지와 나 사이에는 이미지로 매개되는 간격이 자리한다. 나는 타인의 사진들 속에서 나의 현재와 미래를 구성하는 이미지들을 찾는다. 내가 타인의 행복을 관찰하는 것은 스스로를 관찰하는 것과 연결된다. 전시에서 내가 행복에 대한 사진들을 다루는 것은 타인의 사적인 경험들이 나에게 차용되어 정보가 된다는 것과, 또한 스크린을 통해 바라보는 타인의 기념사진이 나에게 불러오는 감정적이고 체감적인 작용에 초점맞춰져 있다. 나는 오늘날 이상적인 행복에 대한 재현을 탐색하는 구체적인 실천으로 '허니문 스냅'을 검색했다. ● 검색 엔진에 "허니문 스냅"을 찾으면 흥미로운 페이지를 목격할 수 있다. 개인의 구체적 경험은 정보가 되어 공유되고, 공유된 정보는 개인의 경험으로 다시 차용된다. 모든 사진은 정말 멋있는데, 나는 그 모습들이 묘하게도 비슷해서 그 익숙함이 낯설게 느껴질 때도 있다. 내가 될 수도 있(었)을 누군가의 경험은 모두가 진실해 보이지만, 때로는 나에게 이 진실함 역시 정보로 보여 그 진실함의 결은 흐려지곤 한다.


사진들을 보고-수집하고-관찰하면서 내가 주목하는 것은 이 사진들을 대하는 스스로의 정서적이고 감정적인 반응이다. 나는 사진 속 인물들에게 자신을 투사하는 나르시즘적 동일시를 경험한다. 그렇지만 동시에 눈앞에 재현된 이상적인 이미지들에 동화되고 싶지 않은 분리와 차이의 욕구를 느낀다. 이러한 나의 이중적인 감정은 주체적인 욕구일수도 있고, 또는 경험을 소비하는 습관에서 비롯된 것 일수도 있다고 생각한다. 허니문 스냅 사진들에서 내가 보는 것은 경험의 여러 단면 중 '행복'에 초점을 맞춰 압축적으로 표현한 재현이고, 현실과 이상이 닿아있는 사진들이다. 사진 속 타인의 경험은 그것을 믿을 것인지의 여부를 판단하는 과정에서 나와 관계지어진다. 실시간으로 재생산되는 이미지화된 경험들에 대한 판단은 가상을 넘어 현실적인 사건에 대한 판단을 내포한다.



내가 주시하는 이미지는 공유와 독해라는 과정을 통해 나의 현실에 반영되지만, 너무 평범하기 때문에 견고한 완결성을 갖는다. 이번 전시에서 나는 이러한 사진들을 차용하고 비스듬하게 해석한다. 비물질적인 이미지는 나의 신체적인 경험으로 치환되고, 미디어의 효과는 감각이나 지각의 패턴으로 왜곡된다. 경험으로 소비되는 이미지들의 기계적이고 규칙적인 속도는 해석의 과정을 통해 체화된 속도로 변환된다. 즉 규칙적이고 반복적인 섬광효과는 사진 촬영을 위한 플래쉬 속도로, 그리고 나아가 관객의 신체에 반응하는 속도로 변형되는 것이다. 미디어의 기계적인 속도는 변속의 과정에서 신체적인 감수성으로 전환된다. 나는 이미지와 이미지 사이의 빈 화면, 플래쉬와 플래쉬 사이의 이미지, 그리고 움직임에 반응하는 이미지가 익숙한 주제들을 다른 형태로 배열할 수 있는 가능성이길 바란다. 전시된 작품 간의 관계는 완결된 이미지들 사이에 패턴을 찾아나가는 해석이 되기를 기대한다. ■ 윤소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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