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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크루스테스의 침대 본문
프로크루스테스의 침대*
정지우(鄭誌友)
키를 늘이는 침대
밤이 긴 나라에서 만들어진 침대를 딸은 선호했다. 침대 밖으로 나간 팔과 다리는 낮을 돌아다니다 돌아왔다. 침대보를 갈아치울 때마다 미성숙이 얼굴을 덮고 떠나갔다. 눈과 귀가 없는 성장이 간혹 끼어들었지만 퍼크풍의 습관은 잠 밖으로 이어지고 흐느끼는 꿈을 뒤척일 때 침대는 지붕을 뚫곤 했다. 몽롱한 잠과 키를 따라가고 있는 침대에는 심장만 커지는 새가 있었다. 악몽의 걸음걸이는 누워서도 재단이 되었다. 꿈은 매일 침대 위로 돌아와 거인의 신발을 신기고 키를 재고 주기적인 밤을 모아 나이와 바꿨다.
키를 줄이는 침대
바닥은 너무 높다. 나는 발이 닿지 못하는 걸음걸이로도 넘어지지 않는 고딕풍으로 잠을 잔다. 안개가 깔린 시간에 대해 침대는 콘솔의자와 소곤거릴 뿐, 잘려나간 길이는 가끔 시트 밑에서 발소리로 삐져나오곤 했다. 안전하게 돌보겠다던 침대는, 벼랑위에 세우던 침대는, 유언으로 남긴 책을 보관하는 침대는, 고양이처럼 몸을 말고 있는 나를 규격에 맞추어 재단했다. 잘린 키는 손톱만큼도 눈물을 흘릴 줄 몰랐다. 짓누르는 기분으로 비를 맞기도 했다. 기린의 목을 우아하게 얹고 침대 안으로 들어가 버린 토막잠을 찾을 때도 있었다. 치맛자락을 질질 끌리는 변명에 대해 모자를 쓰고 나뭇잎을 빌려 입었다. 침대는 음흉한 메스를 들고 삐걱거리는 길이를 자르고 웅크린 자세와 밤마다 교합(交合)했다.
* ‘늘이는 자’ 또는 ‘두드려서 펴는 자’를 뜻하며 폴리페몬(Polypemon) 또는 다마스테스(Damastes)라고도 한다. 아테네 교외의 케피소스 강가에 살면서 지나가는 나그네를 집에 초대한다고 데려와 쇠침대에 눕히고는 침대 길이보다 짧으면 다리를 잡아 늘이고 길면 잘라 버렸다
계간『애지』 2013년 겨울호 발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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